출퇴근 걸어서 5분 — 일본 지옥철 3시간과 캐나다 오후 2시 퇴근이 가르쳐준 것

40대가 넘도록 여러 나라,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살아왔습니다.
정착이라는 것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덕분에 집을 구할 때마다 생기는 나만의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게요.

1순위는 언제나 직장과의 거리입니다

저는 다양한 통근 시간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살아본 적도 있고,
일본에서는 왕복 3시간짜리 지옥철을 탄 적도 있어요.
캐나다에서는 차로 10~20분 거리에 살았습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무조건 직장과 가까워야 합니다.

걸어서 5분, 인생이 달라집니다

회사까지 걷는 시간이 5분이라면 어떨까요?

출근이 동네 슈퍼마켓 가는 느낌이에요.
일어나서 씻고 옷 입고 나가면 그만입니다.

8시 30분 출근이라면 8시 25분에 나서면 돼요.
그 전까지의 시간은 온전히 내 것입니다.

전날 늦게 잠들었다면 조금 더 잘 수 있고,
아침 6시에 일어났다면 운동을 하고도 느긋하게 출근할 수 있어요.

이상하게도 회사 가는 것이 싫지 않아졌습니다.
심리적 저항감 자체가 사라지는 거예요.

대학교 시절 기숙사에 살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밥도 근처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던 그때처럼요.

회사와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은 진짜 복받은 것입니다.

일본 왕복 3시간, 가장 후회하는 선택

일본에서 일했을 때 직장은 도쿄였어요.
도쿄는 집세가 비싸서 옆 동네 치바현으로 집을 구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가장 큰 실수였어요.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 됐어요.
씻고 밥 먹고 자전거를 타고 역으로 달립니다.
역에 도착하면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돼요.

사람들에 끼여 도쿄까지 가면
일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입니다.

오후 6시에 퇴근해도 집에 오면 9시예요.
밥 먹고 씻으면 그냥 자야 하는 시간이 됩니다.

잔업까지 하는 날에는 하루가 통째로 사라져요.
일하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일하는 건지 모르겠는 삶이었습니다.

통근 시간이 길면 삶의 질뿐 아니라
신체적 피로와 정신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이것은 여러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입증된 사실이에요.

캐나다 오후 2시 퇴근, 삶의 질 1000% 상승

캐나다에서 일하면서 세 가지 근무 시간대를 경험했습니다.

9시~17시, 12시~20시, 그리고 6시~14시.

일하는 시간 자체는 큰 차이가 없었어요.
점심시간이 30분이라 실제 근무는 7시간 30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대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완전히 달랐어요.

가장 좋았던 건 단연 6시~14시였습니다.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세수만 하고 출근하면
6시 전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오후 2시에 퇴근합니다.
해가 머리 바로 위에 있는 시간이에요.

퇴근 후 운동을 하고 집에 와도 오후 3~4시밖에 되지 않아요.
뒷마당에서 바베큐를 시작하고, 쇼핑을 하고,
가족들과 긴 저녁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하루가 두 배로 느껴졌어요.
이게 바로 삶의 질 1,000% 상승이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입니다.

직주근접이 왜 중요한가요?

‘직주근접(職住近接)’은 단순히 편리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통근에 소비되는 시간은 수면, 운동, 가족과의 시간을 직접 빼앗아 가요.
서울 직장인의 평균 왕복 통근 시간은 약 1시간 36분입니다.
1년으로 환산하면 약 400시간, 16일이 넘어요.
인생에서 통근에만 쓰는 시간이 수천 시간입니다.

반면 직장이 가까우면 같은 하루라도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요.
수면의 질이 높아지고, 운동을 할 여유가 생기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늘어납니다.
이 모든 것이 건강, 행복, 생산성과 직결됩니다.

직장은 도심에만 있어야 할까요?

회사들이 도심에 몰려 있으면
수많은 사람이 매일 장거리 통근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어요.

업종 특성에 맞게 지방으로 분산하는 구조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통체증이 해소되고, 집값 부담이 줄어들고,
직장 근처에 마트와 운동 시설, 문화 공간이 갖춰지면
우리의 일상은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어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지방 이주가 늘어난 것은
그 가능성을 실제로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직장까지의 거리는 단순한 이동 시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거리가 내 하루의 질을 결정하고, 삶의 만족도를 결정해요.

가능하다면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사세요.
이것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몸으로 배운 가장 확실한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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