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 대한 생각 1편 — 자동차, 결혼식, 그리고 집

먼저 분명히 밝혀두고 싶습니다.
이 글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만 그 행복한 삶을 위해 저는 어떤 소비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자동차, 결혼식, 집.
이 세 가지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돈이 오가는 소비 영역입니다.

1. 자동차 — 주차장에서 썩히는 자산

솔직히 말하면 저는 차를 좋아합니다.
차가 있으면 행동 반경이 넓어지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집 외에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 생기는 느낌이 들거든요.
차 관련 유튜브도 꽤 자주 챙겨볼 정도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정말 필요한 시기가 아니면
차를 보유하지 않습니다.
캐나다에서 영업직으로 일할 때는 차가 반드시 필요했어요.
그래서 약 400만 원짜리 중고차를 한 대 샀습니다.
잔고장이 잦아서 차 정비에 대해 강제로(?) 많이 배우게 됐지만,
그 시간 동안 정말 알차게 탔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주변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남들도 다 있으니까,
혹은 레저용으로 새 차를 사겠다는 분을 보면
저는 진심으로 한 번 더 생각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집니다.

자동차는 일반 가전제품과 다릅니다.
구매 비용 자체도 크지만, 대출로 사면 이자까지 이중으로 부담이 생겨요.
취득세, 자동차세, 보험료, 유류비, 정기 점검비까지 더하면
연간 유지 비용만 수백만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그 비싼 차를 하루에 몇 시간이나 실제로 사용하시나요?
출퇴근이나 주말 외출을 합산해도
하루 24시간 중 1~2시간 정도가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나머지 20시간 이상은 주차장에 세워두는 거예요.

저는 좋은 차들이 주차장에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솔직히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그 돈이 투자에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차가 정말 필요하다면, 저는 일시불로 최대한 저렴한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갖고 싶은 차가 있습니다. 테슬라입니다.
하지만 그 돈을 주차장에 세워둘 자동차에 쓰기보다는
테슬라 주식을 사는 게 훨씬 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동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소모품이지만,
주식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성장하는 자산이니까요.

2. 결혼식 — 1회성 이벤트에 거액을 써야 할까요?

저와 아내는 처음부터 결혼식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비용이 너무 컸거든요.
그래서 혼인신고만 하고 함께 생활을 시작했어요.

1년 뒤 부모님의 권유로 결혼식을 치르긴 했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었어요.
비용은 부모님이 전부 부담하시고,
축의금도 전액 부모님께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부모님께 용돈까지 받았으니,
저희 부부 입장에서는 손해가 전혀 없는 구조였습니다.

이런 조건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결혼식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나중에 기억도 희미해질 단 하루짜리 행사에
수천만 원을 쓰는 것이 납득되지 않았거든요.

물론 배우자가 결혼식을 원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 마음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다만 그렇다 해도 최대한 간소하고 실속 있게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신혼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에 단 한 번”이라는 명목으로
고가의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에어비앤비에 머물며 현지 로컬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겨도 충분히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신혼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함께하는 경험이지, 얼마를 썼느냐가 아니니까요.

2025년 기준 결혼식·스드메(스튜디오(촬영), 드레스, 메이크업)·혼수·신혼여행 등
주거비를 제외한 결혼 준비 평균 비용만
약 6,000~7,000만 원에 달합니다.

그 돈의 절반만 투자에 넣어도
10년 후에는 전혀 다른 재정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어요.

3. 집 — 자산일까요, 부채일까요?

저와 아내는 집도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해외 어학연수에서 만나 지금까지 함께 살아오면서
이사한 횟수만 20곳이 넘습니다.
오래된 원룸에서 전원주택, 고급 콘도까지
정말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봤어요.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좋은 집에 살아야 행복한 게 아니라는 것이요.

지금 저희의 기준은 하나입니다.
최대한 저렴하고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집.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 자산 형성의 핵심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집을 구매하면 거액의 자금이 한곳에 묶입니다.
그 돈을 주식 시장에 투자했을 때와 비교하면
기회비용이 상당히 커질 수 있어요.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 큰 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집을 팔아도 어딘가에는 계속 살아야 합니다.
결국 돈이 부동산에 묶이는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요.

집을 사면 월세를 아낄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물 수리비, 관리비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꾸준히 발생합니다.
사고팔기도 주식처럼 쉽지 않아요.
원할 때 바로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것은
유동성 측면에서 큰 단점입니다.

반면 월세는 고정 비용 외에 추가 부담이 거의 없어요.
집에 고장이 나도 대부분 집주인이 수리해줍니다.
나머지 여유 자금은 온전히 투자에 활용할 수 있죠.

물론 이 선택이 모든 사람에게 정답은 아닙니다.
부동산으로 큰 수익을 낸 분들도 많고,
각자의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최선의 답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유동성, 기회비용, 고정비 절감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월세를 선택했고, 지금도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소비 영역에 대한 생각을 이어서 나눠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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